박금슬 춤동작 기본 열린 강습회 후기, 한국무용 초보자의 특별한 하루를 기록하며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가 6시간 동안 춤을 배우고 다양한 세대의 춤 애호가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우리 춤의 매력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한국무용 초보, 박금슬 열린 강습회를 만나다
요즘 저는 문화센터에서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한국무용을 오래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새로운 것을 하나 배워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춤을 배우다 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몸을 움직이는 단순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동작도 몸의 중심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고 손끝과 시선, 호흡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배우고 있는 수업의 이미숙 선생님이 박금슬 선생의 직계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7월 17일에 박금슬 춤동작 기본 열린 강습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무용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제가 6시간짜리 강습을 들어도 될까 싶었지만 오히려 초보자이기 때문에 기본을 제대로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헌절이었던 7월 17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첫 번째 박금슬 춤동작 기본 열린 강습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박금슬 선생을 알게 되고 6시간 동안 춤을 배우다
사실 강습회에 참여하기 전까지 저는 박금슬이라는 무용가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찾아보니 박금슬 선생은 1922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난 한국무용가로, 본명은 김길남이고 박금슬은 예명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현대무용을 배운 뒤 귀국해 한국춤을 공부했고, 이후 한국무용의 동작과 용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인 분이라고 합니다.
특히 박금슬 선생은 30여 년간의 연구 끝에 1982년 춤동작이라는 책을 펴냈는데, 이 책에는 원자세를 비롯해 상체와 하체, 전체 동작의 명칭과 내용이 정리되어 있고 굿거리춤과 입춤, 살풀이춤 등의 춤동작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이른바 박금슬 기본이라고 불리는 기본 동작과 용어가 현재까지 한국무용인들의 중요한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처럼 한국무용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는 이 부분이 꽤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춤은 잘 추는 사람의 동작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리 춤의 움직임을 일정한 원리와 용어로 정리하고 그것을 배우고 가르칠 수 있도록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번 강습도 단순히 하나의 춤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는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된 강습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었습니다. 먼저 하체와 중체, 상체의 움직임을 각각 익힌 뒤 기본 동작을 연결해 굿거리의 움직임으로 이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초보자인 저에게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도 직접 해보면 몸이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중심을 잡으면서 팔과 다리를 함께 움직이고 호흡까지 신경 쓰려니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익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한 동작씩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감각이 생겼습니다.
한국무용을 배우면서 평소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았던 몸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바라보게 된다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발의 위치와 무릎의 움직임, 몸통의 방향, 팔의 높이, 시선까지 각각 따로 생각해야 했습니다.
국립국악원에서도 박금슬의 춤동작을 중심으로 한국무용의 호흡과 용어를 설명하는 자료와 연구서가 소장되어 있을 정도로 박금슬의 춤동작과 용어 체계는 한국무용 교육에서 계속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번 강습을 통해 한국무용은 단순히 예쁜 동작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몸을 어떻게 쓰는지 이해하고 반복해서 몸에 익히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6시간의 춤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은 사람들
이번 강습에는 저처럼 한국무용을 배우는 일반인부터 오래 춤을 배워온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했습니다.
약 30명이 한 공간에서 같은 동작을 배우고 반복했습니다. 누군가는 동작을 금방 따라 했고 누군가는 저처럼 조금 늦게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이와 경력은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한국무용이라는 하나의 관심사로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강습이 박금슬 선생 탄생 101주년을 기념해 열린 첫 번째 열린 강습회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2026년 7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국내 23개 지역과 독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 지역에서도 동시에 강습이 진행되었는데, 유튜브를 통해 서로 인사말을 나누고 강연 실황이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거창한 행사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함께 강습을 받은 선배님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해 오신 점심과 간식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춤을 배워온 분들이 준비해온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잠시 쉬었는데, 그 시간이 참 따뜻했습니다. 춤을 배우러 온 사람들이 단순히 같은 수업을 듣는 관계를 넘어 서로 챙겨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분위기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무용이라고 하면 웬지 전공자들이나 오랫동안 배운 사람들의 영역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춤을 좋아해서 배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70대 이상의 고령층도 계셨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이어가는 분들을 보며 40대 후반에 시작한 한국무용이 절대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국무용을 배우며 저분들처럼 생기 넘치는 노후를 맞이하고 싶다는 목표도 새기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은 다리가 정말 많이 아팠습니다. 평소에도 회차당 1시간 30분 정도의 한국무용 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하루에 6시간 동안 계속 춤을 춰본 것은 처음이라 다음 날에는 다리가 묵직하고 뻐근했습니다. 역시 춤도 운동이라는 것을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내가 하루 종일 무엇인가에 몰입했다는 느낌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강습을 마친 뒤에는 수료증도 받았습니다. 수료증 한 장이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무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저에게는 조금 특별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꺼내보면 내가 한국무용을 처음 배우기 시작했던 시기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춤에 대한 새로운 인식, 내년 박금슬 특강에 대한 기대

이번 강습을 다녀온 뒤 또 하나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경기저널에 강습회 관련 기사가 실렸고 현장 사진도 함께 공개됐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니 저도 찍혀 있었습니다. 맨 앞줄에서 무용을 배우는 사진 속 제 모습을 발견하고 혼자 웃었습니다. 사진 한쪽에 아주 작게 찍힌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그날 그 자리에 있었다는 기록이 남았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문화센터에서 새로운 취미 하나를 시작한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강습을 통해 한국무용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동작을 외우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한량무와 교방굿거리무를 배우며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동작을 따라 하기는 하는데 집에 돌아오면 순서가 헷갈리고, 다음 수업에서는 또 처음부터 기억을 되살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춤을 외우는 것보다 춤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동작을 왜 그렇게 하는지, 몸의 어느 부분을 움직이는지, 중심과 호흡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지금보다 춤을 이해하기 쉬워질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강습을 통해 저는 한국무용을 단순한 운동이나 취미로만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한 사람의 연구와 노력이 책으로 남고, 그 책에 정리된 움직임이 제자들에게 이어지고, 다시 그 제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과정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박금슬 선생의 춤동작을 연구하고 전승하는 작업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에서는 박금슬이 한국춤의 동작과 용어를 정리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했고 1982년 춤동작으로 이를 기록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강습은 저에게 단순히 6시간짜리 특별 수업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시작한 한국무용이 조금 더 궁금해졌고 앞으로도 한국무용을 꾸준히 배우면서 동작을 하나씩 익혀보고 싶습니다. 아직은 동작 하나를 제대로 외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초보자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천천히 배워가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박금슬 춤동작 기본 열린 강습회는 첫 번째 행사였고 앞으로 매년 7월 17일 제헌절에 정례적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벌써 내년 강습회가 궁금합니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동작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6시간 동안 춤을 추고도 다음 날 다리가 덜 아플지, 그리고 그때는 또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아마 내년에도 수료증을 하나 더 받아오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올해보다 사진 속 제 모습이 조금 더 자신감 있게 찍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이 블로그에도 한국무용 이야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꾸준히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한국무용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한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 무엇이 어려운지, 어떤 부분이 재미있는지, 한 동작을 익히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를 기록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몇 년 뒤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지금의 서툰 춤도 꽤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2026년 7월 17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6시간 동안 박금슬 춤동작을 배우며 다리가 아프도록 춤을 췄던 하루가 있었다고 기억하고 싶습니다.